*'짧은 관찰기' 시리즈에서는 자생지에서 촬영한 식물의 사진과 함께 해당 식물의 식물사회학적 특징을 소개합니다. 이에 기반하여 해당 식물을 외부공간에 적용한 사례를 함께 소개합니다. 개미자리에 대한 식물학적, 식물사회학적 정보는 김종원 교수의 「한국식물생태보감 1권」에서 참조하였습니다.
김종원 교수는 개미자리-은이끼 군집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틈바구니가 있다면, 그 곳은 화산폭발로 새롭게 만들어진 용암바위보다 더욱 험악한 환경이다. 아무 것도 없고, 쉽게 생명이 깃들지 못하는 황무지다. 한 줌의 흙도 없으며, 생명의 징후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민의 신발창에 묻어온 흙 알갱이와 먼지는 콘크리트 틈새를 메우고도 남는다. 그렇게 옮겨온 흙을 환산해 보면, 낙동강 물막이 공사로 한 달 동안 실어나는 대형 덤프트럭의 흙더미보다 많은 양이다. 틈바구니를 메우고도 남는다. 은이끼가 정착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흙 속 자양분 또한 풍요롭다.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묻혀온 흙이란 것은 질소와 인이 풍부한 부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드물게 음식찌꺼기 같은 유기물로 범벅이 된 흙을 뒤집어 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면 은이끼는 단숨에 시멘트 틈새를 가득 채우는 군락을 만들게 된다. 은이끼 양탄자가 만들어지고, 그곳에서 개미자리가 자리를 잡는다. 간혹 질경이나 새포아풀이 비집고 들어오지만 틈새가 너무 좁아 개미자리 이외는 살기가 어렵다.'
개미자리와 개미. 김종원 박사에 따르면 개미자리의 종자는 고단위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하는 에너지 원천으로 블록 틈에서 사는 개미들은 개미자리의 열매를 수확하러 다닌다고 한다.